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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3   감상> [하라] 모르핀 1,2 (2007.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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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하라] 모르핀 1,2 (2007.05)
모르핀 1,2

저자: 하라
출판사: 조은세상 / 출판년도: 2007. 05. 02
가격: 18,000원 (각권 9,000원)
ISBN: 1권: 9788955136036 /2권:9788955136043

□ 읽은날: 2008/06/03
□ 만족도: ★★★☆



'사지육신 멀쩡하고 은근과 끈기, 질긴 지구력 같은 인내심을 가진 자 요망. 그리고 책임감까지는 필요 없지만 지나치게 뺀질거리지 말 것. 청소 적당히, 설거지 적당히. 대충하는 것은 봐주지만 숙식할 시 주인의 술에는 절대 손대지 말 것. 시간과 급료는 서로 상의 하에 결정함'

평범하고 볼품없는 외모에 약간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여대생 해라는 수상한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까페 [모르핀]을 찾는다. 그곳에서 해라가 만나게 된 것은 아름다운 외모와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정체불명의 두 청년, 까페 마스터 양우와 그의 친구 봉팔(본명 브랜들리)이었다. 모르핀에 채용되면서 그녀가 두 청년만큼이나 기묘한 그 공간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양우와 봉팔은 그녀에게 '어떤 사기극' 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데...



같은 작가분의 작품인 비상시 문 여는 방법을 재미있게 읽어서 빌려본 소설.
1권은 꽤 재미있었는데 2권에서 그 점수를 화끈하게 깎아먹은 작품입니다.
개인적인 만족도를 떠나서 모르핀은 굉장히 특색있는 작품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작품일까요. 동화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아닌, 몽환적이고 다소 퇴폐적인 분위기에 지배되는 작품이긴 하지만요.

평범한 소녀 해라가 발딛은 공간, 환각제의 이름을 가진 까페 '모르핀'과 그곳의 구성원들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며 초현실적입니다. (뭐 더 간단히 말하면 '모조리 다 미쳤어' 입니다. ) 두 청년 까페 마스터 양우와 그의 친구 봉팔은 외모, 배경, 행동과 말,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상식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개성적이고 매혹적인 두 청년에 비해 너무나도 평범하고 볼품없는 해라, 그러나 그녀는 모르핀의 구성원이 되면서도 이 비정상적인 세계에 물들지 않습니다. 정상이기에 유일하게 이질적인 여주인공 해라는 모르핀과 구성원들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그것은 이 비정상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양우를 변화시키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는 비일상적인 존재입니다. 양우가 해라를 사랑하고 갈망하게 되어 두 사람이 맺어지게 된 후에도 그것은 변함없으며, 그러기에 작품을 지배하는 분위기 역시 여전합니다. 해라가 이질적인 채로 영구적으로 양우의 세계에 편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도 두 사람이 속한 모르핀으로 대표되는 비일상적인 세계는 안정적으로 느껴졌으며, 이러한 결말에서 묘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뒤에 언급하겠습니다만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책을 덮고 되새겨보면 캐릭터가 그렇게 매력적인 것도 아니었고(솔직히 이상한 놈들이라는 인상이 더 강함) 스토리 전개나 대사가 마음에 드는 것도 이닙니다. 하지만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으며, 그것은 작품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맨스 소설에서 분위기 조성에 감탄한 것은 조강은님의 '서머' 이후로 처음인 듯)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이러한 몽환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에 취해 모르핀의 해라의 시선으로 두 청년과 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바라보며, 그들과의 비일상을 즐기고 그들에게 매혹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런식의 정상적인 주인공이 갑자기 비일상으로 빠져드는 작품은 일본만화나 소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국내 로맨스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굉장히 참신하게 느껴졌습니다. 로맨스 소설로서 높게 평가하기에는 애매하나, 참신함과 강한 작품색에 점수를 높게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만족도가 낮느냐. 무얼 숨기리오... 전 이렇게 섹/스신에 인색한 소설은 살다살다 처음봅니다. 밝힌다 욕먹어도 할말 없습니다만 애무만 하다가 끝나는건 왠지 좀 허전하게 느껴지는데요. 이 소설에서는 사람 감질맛나게 직전까지 가서 파토난게 5번입니다. 아예 건전상큼발랄한 분위기의 소설이었으면 또 몰라; 잔뜩 긴장하고 침 삼키며 읽고 있는데 직전에 방해가 들어와서 쫑날때의 그 기분,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분량이 분량인지라 두권으로 구성된 것에 불만은 없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제2권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상당히 낮습니다. 기대했던 섹/스신이 도중 불발인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닙니다. 가장 짜증났던 점은1권에서 주로 장점이 부각되어 양우를 변화시켰던 해라가 2권에서는 양우의 저돌적인 접근에 자기를 비하하며 도피하려하는 것이었습니다. 도망칠 때마다 봉팔이가 잡아오는 장면은 재미있었지만 양우를 사랑하면서도 그의 감정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살이 지푸려질 정도였습니다.

불만스러운 점도 많았고, 읽고 난 직후에는 화도 많이 났던 작품입니다만(5번 불발...) 리뷰를 작성하는 지금 되새겨보면 그래도 장점이 먼저 떠오르네요. 전형적인 로맨스에 질리신 분은 한번 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Last Updated 08.06.13)
by MIRENia | 2008/06/13 10:41 | ㄴ 로맨스 별실 | 트랙백 | 덧글(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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