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언, 길들여지다[Reforming a Rake]
저자: 수잔 에녹(Suzanne Enoch)
번역: 박희경
출판사: 신영미디어 /펴낸날: 2002.09
가격: 8,500원
ISBN: 8941316189
□ 읽은날: 2008/03/26
□ 만족도: ★★★★★
사교계에 악명이 자자한 악마같은 난봉꾼 킬케언 백작 루시언.
무서운 거 하나 없는 그에게도 골칫거리는 있었으니 바로 외숙모 피오나와 사촌여동생 로즈입니다.
외숙부의 유언으로 억지로 떠맡은 그녀들은 그가 볼 때 도저히 견적이 안나옵니다.
센스없고 교양없고 시끄럽기까지 하지요.
루시언은 로즈를 결혼시켜 외숙모 피오나와 세트로 치워버리기 위해 직접 가정교사 채용공고를 냅니다.
아름답고 똑똑한 가정교사 알렉산드라는 일자리가 절실합니다.
저번 일자리에서 그녀를 겁탈하려는 고용주에게 저항하다가 그가 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하면서 평판이 바닥까지 떨어져 버렸던 것이죠. 6개월간의 무직상태에 슬슬 위기감이 느껴져 오고,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채용 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갑니다.그런데 추천장도 읽어보지 않고 5분만에 그녀를 채용하기로 결정한 아찔하게 잘생긴 남자가 하필이면 그 악명높은 킬케언 백작일 줄이야...
게다가 들은 것이상으로 불한당인 루시언은 노골적으로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며 알렉산드라를 유혹하려 합니다. 누군가의 정부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는 알렉산드라에게 있어서 그의 그런 태도는 민폐일뿐인데...알렉산드라는 과연 꼴불견 모녀와 악랄한 난봉꾼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요?수잔에녹의 리젠시물. 제목에서 느껴지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한 로맨스의 단골소재 난봉꾼의 개심기입니다. (남주인 Lucien은 여자를 데리고 논다기보단 냉소적이고 싸가지없는 불한당이란 느낌이 더 강하지만요.)
중반부까지는 재미는 있으나 딱히 인상깊지는 않은 평범한 내용이 전개됩니다.
루시언은 알렉산드라에게 집적대고, 알렉산드라는 아슬아슬하게 유혹을 견뎌내는 줄다리기.
이러저러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솔직히 말해 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루시언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알렉산드라에게 청혼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재미있어졌어요. 후반부는 정말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남주의 변화가 눈부십니다.
좀 꼴불견이라곤 하지만 유일한 혈육이라 할 수 있는 사촌과 외숙모에게 아무런 거리낌없이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고, 사랑에 대해서 한없이 냉소적이던 불한당었던 루시언. 그는 알렉산드라를 사랑하면서 확실히 변화되었습니다. 사랑을 신뢰하며, 남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주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신사적인 남자가 되었어요. 루시언 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라도 변화합니다. 자신이 만든 틀에 고립되어 있던 그녀가 루시언의 진심어린 사랑과, 그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으면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녀를 움직이게 한 루시언의 편지 내용 또한 참 인상깊었습니다. 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고는 '당신은 날 사랑하오?' 묻는 그 한마디가 왜 이렇게 로맨틱하게 느껴졌는지..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원해. 당신이 내게 와줬으면 해' 보다 더 신선하고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H/H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너무 좋습니다!!
게다가 한쪽이 나머지 한쪽을 보듬어주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입장이 대등한 점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어요.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에게 결혼해달라고 청하는 두사람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결론적으론 굉장히 만족스런 한권이었습니다.
(전 작품성보다 제 취향을 따집니다.)오해랑 질투로 점칠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던가 정부나 사생아가 안나오는 것도 좋았구요. 루시언이 알렉산드라가 귀족출신이란걸 알고 나서야 그녀와의 결혼을 고려하는 점이 조금 맘에 안들긴 하는데 뭐 그정도쯤이야...
수잔 에녹 책은 Meet me at midnight (번역서: 싱클레어,맞수를 만나다) 을 먼저 읽었었는데 것보단 이 책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다른 책들도 한번 찾아보고 싶어요~